건대 멜티도나 메리고라운드, 겨울의 한가운데서 코타츠의 온기에 녹아든 날 (주차 정보)

유독 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계절입니다. 건조하고 차가운 겨울 공기에 노출되다 보면, 단순히 따뜻한 곳을 넘어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 생각나곤 합니다. 어제가 바로 그런 날이었습니다.

북적이는 인파와 시끄러운 소음으로 가득한 건대 거리, 그 틈바구니에서 발견한 ‘멜티도나(Meltidona) 메리고라운드’는 바깥세상과는 사뭇 다른 공기가 흐르는 곳이었습니다. 따뜻한 코타츠 이불 속에서 달콤한 파르페를 맛보며, 잠시나마 겨울의 추위를 잊었던 그 시간의 기록을 남겨봅니다.

1. 낯선 골목, 평범함 속에 숨겨진 입구

건대 멜티도나 메리고라운드

건대입구역 주변의 화려한 네온사인과 프랜차이즈 카페들의 홍수 속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의외로 한적한 골목길이 나타납니다. 멜티도나는 그 골목의 한 켠, 1층에는 휴대폰 대리점이 있는 건물의 2층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투박한 회색 건물이었지만, 2층 창문에 붙어 있는 귀여운 캐릭터 간판과 주황색 스트라이프 차양막이 시선을 끌었습니다. 호기심을 안고 계단을 올라 마주한 출입문. 그곳에 붙어 있는 안내문 한 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희 카페에는 일본인 스태프가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어가 서툴러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요즘처럼 빠르고 효율적인 것만 찾는 세상에서, ‘서툴러도 이해해 달라’는 정중한 부탁을 마주하니 왠지 모를 편안함이 느껴졌습니다. 문을 열기도 전에 이곳이 지향하는 배려와 느긋한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2. 지브리와 디즈니가 공존하는, 어른들을 위한 다락방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바깥의 차가운 겨울바람은 사라지고 훈훈한 공기가 뺨을 감쌌습니다.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더 아기자기하고 몽환적인 분위기였습니다. 마치 어릴 적 상상하던 다락방에 들어온 것 같기도 하고,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의 방에 잠시 머무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매장 한편을 장식한 크리스마스 트리와 벽난로 모형이었습니다. 타오르는 불꽃 모형 앞에서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올라프 인형, 그리고 천장에 매달린 소품들이 제자리를 지키며 이 공간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창가 쪽에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토토로 등 지브리 스튜디오의 피규어들이 줄지어 서 있어,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모던하고 미니멀한 카페들이 주는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주인장의 취향이 공간 구석구석 켜켜이 쌓여 만들어낸 특유의 ‘빈티지한 분위기’가 오히려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었습니다.

3. “이불 밖은 위험해”, 코타츠 테이블의 매력

사실 이날 멜티도나를 찾은 주된 이유는 바로 ‘코타츠(Kotatsu)’였습니다.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보던 그 난방 기구 말이죠. 한국의 온돌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코타츠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신발을 벗고 다다미 느낌의 바닥 위로 올라가, 두툼하고 부드러운 이불을 들추고 다리를 넣었습니다. 그 순간 발끝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따뜻한 온기가 좋았습니다. “아, 따뜻하다.” 저도 모르게 혼잣말이 나왔습니다. 푹신한 등받이 의자에 몸을 기대고 따뜻한 이불 속에 하반신을 맡기니, 긴장이 풀리며 나른함이 밀려왔습니다. 친구와 마주 보고 앉아 있으니, 마치 내 집 안방에 있는 것처럼 대화도 한층 편안하게 이어졌습니다. 겨울날, 누군가와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에 꽤 괜찮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달콤함으로 채우는 오후: 시로이 말차라테 & 초코 바나나 파르페

코타츠의 안락함에 잠시 젖어 있다가 주문을 하러 갔습니다. 이곳은 1인 1메뉴가 원칙이며, 카운터에서 선불로 주문하는 시스템입니다. 메뉴판을 보니 메론소다, 파르페 등 일본 감성을 담은 메뉴들이 보였습니다. 저희는 겨울과 잘 어울리는 ‘시로이 말차라테’와 당 충전을 위한 ‘초코 바나나 파르페’를 주문했습니다.

잠시 후 주문한 메뉴가 나왔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정성스럽게 담겨 나온 모습이었습니다.

먼저 ‘초코 바나나 파르페’는 클래식한 구성이었습니다. 투명한 유리잔 안에 초코 시럽과 시리얼이 층층이 쌓여 있고, 그 위로 진한 초콜릿 아이스크림과 슬라이스 된 바나나, 그리고 웨하스와 빨간 체리가 올라가 있었습니다. 한 입 떠먹으니, 진득한 초콜릿의 단맛과 바나나의 부드러움이 입안 가득 퍼졌습니다. 중간중간 씹히는 시리얼의 바삭한 식감이 먹는 재미를 더해주었고, 어릴 적 경양식 집에서 먹던 파르페의 기억이 떠오르는 맛이었습니다. 세련된 맛이라기보다는 익숙하고 달콤해서 자꾸만 손이 가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시로이 말차라테’는 이름처럼 짙은 녹색의 말차 라떼 위에 하얀색 화이트 초콜릿 컬이 소복하게 올라가 있었습니다. 따뜻한 라떼를 한 모금 마시니, 말차 특유의 쌉싸름한 향과 우유의 고소함, 그리고 화이트 초콜릿의 부드러운 단맛이 조화롭게 느껴졌습니다. 코타츠 속 따뜻한 온기와 잘 어울리는 음료였습니다.

5. 멜티도나 주차 정보 및 찾아오는 길

건대입구역 주변은 골목이 좁아 주차가 쉽지 않은 편입니다. 멜티도나 역시 주택가 골목에 위치해 있어 매장 앞 주차는 불가능했습니다. 차를 가지고 방문하신다면 주차 계획을 미리 세우시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마음 편했습니다.

주차를 하고 카페까지 걸어오는 7분 남짓의 시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북적이는 메인 거리를 벗어나 조용한 동네 골목의 풍경을 보며 걷다 보니 금세 도착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신다면 건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도보로 이동하시면 됩니다.

6. 방문을 마치며

약 두 시간 남짓, 멜티도나에서 보낸 시간은 바쁜 일상 속 작은 쉼표 같았습니다. 일본인 스태프분의 서툴지만 친절했던 응대와, 따뜻한 코타츠의 온기, 그리고 달콤했던 파르페까지. 모든 것이 어우러져 편안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화려한 카페들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아지트 같은 공간에서 조용히 계절을 느끼는 시간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직 겨울이 많이 남았습니다. 유난히 춥고 지치는 날, 따뜻한 온기가 그리워진다면 이곳 멜티도나의 코타츠가 생각날 것 같습니다. 건대 근처에서 이색적이면서도 조용한 공간을 찾으신다면, 한 번쯤 들러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위치 및 정보 요약

  • 상호명: 멜티도나 (Meltidona)
  • 주소: 서울 광진구 동일로20길 36 2층
  • 특이사항: 전 좌석 코타츠 테이블 (겨울 시즌), 반려동물 동반 불가, 키즈 케어존
  • Google 지도: 멜티도나 위치 보기
  • 네이버 지도 확인하기 : 멜티도나 메리고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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