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기차와 사람들이 오가는 청량리역. 여행의 설렘과 일상의 분주함이 뒤섞인 이곳은 언제나 활기가 넘치지만, 가끔은 그 소란스러움에서 한 발짝 물러나 차분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공간이 간절해지곤 합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쇼핑몰의 화려함 속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도, 특유의 홍콩 느와르 같은 분위기로 발길을 멈추게 했던 캐주얼 중식당, ‘매란방’입니다.
따뜻한 차 한 잔과 윤기 흐르는 짜장면 한 그릇으로 잠시나마 일상의 허기를 달랬던 그 시간의 기록을 남겨봅니다.
1. 초록빛 외관이 주는 이색적인 초대
청량리 역사와 연결된 백화점 식당가를 걷다 보면, 유독 눈에 띄는 짙은 녹색의 나무 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모던하고 세련된 주변 매장들과 달리, 매란방의 입구는 어딘가 모르게 클래식하고 이국적인 정취를 풍깁니다.

‘색과 맛을 그리는 캐주얼 중식당’이라는 문구와 함께, 창살 무늬가 더해진 초록색 외관은 마치 오래된 영화 속 한 장면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투박한 듯하면서도 멋스러운 간판 아래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니, 밖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아늑하고 정돈된 공기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2. 따뜻한 차 한 잔과 메뉴를 고르는 즐거움
자리에 앉자마자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은 스테인리스 주전자에 담긴 따뜻한 차였습니다.
얇은 단무지와 자차이가 정갈하게 놓인 테이블 위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를 따랐습니다. 맹물이 아닌 향긋한 차 한 모금은 식사 전 빈속을 부드럽게 달래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런 사소한 배려가 식당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짓곤 하는데, 매란방의 시작은 꽤나 따스했습니다.

메뉴판을 펼치니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1인 세트부터, 여럿이 함께 나누기 좋은 코스 요리까지 다채로운 선택지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가성비 좋은 런치 스페셜 코스도 매력적이었지만, 이날은 왠지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든든한 한 끼가 생각났습니다. 고민 끝에 이곳의 베스트 메뉴인 ‘차돌 듬뿍 짜장면’과 곁들임 메뉴로 빠질 수 없는 ‘탕수육’을 주문했습니다.
3. “기분까지 좋아지는 맛”, 차돌 짜장면과 탕수육
잠시 후 주문한 음식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습니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한 듯한 비주얼이 식욕을 자극했습니다.

가장 기대했던 ‘차돌 듬뿍 짜장면’은 이름 그대로 고소한 차돌박이가 면 위에 넉넉하게 올라가 있었습니다. 그 옆으로는 채 썬 오이와 반숙 달걀 프라이가 얌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노른자를 톡 터뜨려 춘장 소스와 함께 비비니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이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한 젓가락 크게 집어 맛을 보니, 짭조름한 춘장의 맛과 차돌박이의 기름진 고소함이 입안 가득 어우러졌습니다. 고기의 식감이 더해져 씹는 재미가 있었고, 달걀의 부드러움이 자칫 강할 수 있는 간을 적당히 중화시켜주었습니다.

함께 주문한 탕수육은 깨끗한 기름에 튀겨낸 듯 튀김옷이 뽀얗고 바삭했습니다. 소스를 부어 먹을지 찍어 먹을지 고민할 필요 없이, 소스 그릇이 따로 제공되어 취향껏 즐길 수 있었습니다. 두툼한 고기의 식감과 새콤달콤한 소스의 조화는 우리가 아는 익숙한 그 맛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실패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4. 아이와 함께라도 괜찮아,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공간
식사를 하며 둘러보니,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꽤 많이 보였습니다. 그 이유를 매장 한편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 바로 ‘키즈 놀이방’이었습니다.

보통의 중식당에서는 보기 힘든 놀이 시설이 매장 내부에 마련되어 있어, 아이를 동반한 부모님들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혼밥’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1인 세트 메뉴부터 아이들을 위한 공간까지, 다양한 손님 층을 아우르려는 매란방의 세심함이 돋보이는 부분이었습니다.
5. 방문을 마치며
매란방에서의 식사는 복잡한 청량리 역사 안에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쉼표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고급 중식당의 무게감은 덜어내고, 캐주얼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맛과 분위기를 채워 넣은 곳.
쇼핑 전후로 든든한 한 끼가 필요하거나, 가족들과 함께 호불호 없는 외식 장소를 찾으신다면 청량리 매란방은 꽤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과 고소한 짜장면 냄새가 그리워질 때, 저도 다시금 이곳을 찾게 될 것 같습니다.
📍 위치 및 정보 요약
• 상호명: 매란방 (Maelanbang) 청량리역점
• 추천 메뉴: 차돌 듬뿍 짜장면, 몽실 탕수육, 딤섬 샘플러
• 특이사항: 어린이 놀이방 완비 (반포식스와 공용 사용), 캐주얼한 분위기
• 주차 정보: 청량리역 롯데백화점/마트 주차장 이용 가능. (식사 금액에 따라 주차 시간 지원)
◦ Tip: 주말에는 주차장 진입이 매우 혼잡할 수 있으니 대중교통 이용을 추천드리거나 시간 여유를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